[루나글로벌스타 유현수]

(사진 출처 = C9엔터테인먼트 공식 페이스북)

 요 근래에 '행복하다'라는 감정을 느껴본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바쁘게 돌아가는 인생 속 지친 마음이 갈 곳 없이 방황을 하기를 어언 몇 년인지 셈할 수도 없다. 비슷한 감정인 '기쁘다'와 '즐겁다'의 감정 또한 코가 석 자다.

 아직 이러한 상황이 걸그룹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모험을 기피하는 현상에 의한 것인지 어째 행복을 도모하는 신인 걸그룹은 쉽게 찾아보기가 힘들다. 스스로를 해피 바이러스라 칭하는 '풍뎅이'도 2014년 데뷔를 했고, 아예 노래 제목이 '행복'이었던 '레드벨벳(Red Velvet)'조차 2014년 노래다.

 확실히 요 근래 몇 년간 데뷔했던 걸그룹을 봐도 행복감을 안겨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걸그룹이 많지는 않다. 팀명에 상징적인 의미를 많이 담으려 노력을 했지,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 이 긍정적인 느낌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 삼은 걸그룹은 그 수를 한 손으로도 셀 수 있을 것만 같다.

 사실 생각해보면 앞서 언급했던 풍뎅이도 팀명과는 관계 없이 멤버들의 콘셉트를 행복으로 잡은 것이고, 레드벨벳의 행복도 이후 행보와는 관련이 없는 데뷔곡에 지나지 않는다. 참 생각해보니 듣는 이로 하여금 긍정적인 감정을 생성해내도록 하는 목표의식을 지닌 걸그룹이 없다.

(사진 출처 = C9엔터테인먼트 공식 페이스북)

 이런 면에서 보자면 '굿데이(Good Day)'는 이 가려운 곳을 효자손으로 긁어주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지 않는가. Have a good day. 이 걸그룹과 함께라면 눈물이 차올라서 고개를 들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날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더군다나 [좋은 날]이라는 뜻이 걸맞게, 하루 안에 있는 특정한 시간대로 유닛을 만들었다. 'Good Morning(굿모닝)', 'Good Night(굿나잇)', 'Mid Night(미드나잇)' 이렇게 3팀으로 말이다.

 더군다나 각 팀의 이미지에 맞게 멤버도 알맞게 구성하였다. 아주 활기찬 분위기를 풍기는 굿모닝 팀은 보컬보다는 퍼포먼스 및 안무에 초점을 두어 보컬은 모두 서브보컬로만 이루어져있다(지니, 나윤, 지원, 보민, 럭키). 댄스 담당 2명은 5+2 증정품 행사와도 같다.

 감각적인 안무를 보여줘야 하는 미드나잇 팀은 댄서 2명(체리, 비바)에 서브보컬 1명(채솔)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은 굿모닝 팀과 비슷하지만 인원 수 자체가 줄어 혈기왕성한 느낌은 비교적 덜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편안한 밤을 책임지는 보이스의 굿나잇 팀은 팀 내에서 메인보컬(희진)과 리드보컬(하은)을 담당하고 있는 멤버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렇듯 유닛을 구성함에 있어서도 나름대로의 설계를 가지고서 만들어졌다.

(사진 출처 = C9엔터테인먼트 공식 페이스북)

 그렇다면 긍정적인 감정을 전해주는 퍼포먼스. 과연 그녀들은 이 목적을 달성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달성했다. 허경영의 손길이 닿지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 안무의 동작 자체가 부드러우면서도 활기차다. 더군다나 멤버 모두에게 부정적인 기운이라고는 Ctrl+F 로도 쉽게 찾을 수 없다.

 매우 휘몰아치는 동작, 쉴 틈을 주지 않는 동선, 그렇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는 부드러움, 이를 소화해내는 멤버들의 끊이지 않는 웃음. 이 모든 것이 한 곳에 어우러져 고든 램지도 욕하지 않을 만한 퍼포먼스라는 제목의 음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퍼포먼스에만 치중했던 것일까? 막상 노래를 들어보면 좋았던 분위기를 다 깨기도 한다. 퍼포먼스형 그룹이여서 퍼포먼스에만 포커싱을 수동으로 맞추었다는 느낌이 확 하고 밀려온다. 옆에서 아무리 노래라는 피사체가 어슬렁거려도 포커싱은 퍼포먼스에만 맞춰져있다.

 그만큼 노래만 들어서는 이목을 끌기가 상당히 힘들다. 단 두 글자만으로 8마리 후크를 꽉꽉 채우는 대담함. 어찌 보면 ‘덤(Dumb)'이라는 한 글자만으로 브릿지를 꽉꽉 채운 레드벨벳 보다도 충격이다. 굿데이는 브릿지가 아니라 후크이지 않던가.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의 진행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 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속삭이듯이 말 하여 분위기를 잠시 다운시키더니 익숙지 않은 음정으로 노래를 이어간다. 더군다나 어정쩡한 애드리브 후에 갑작스레 브릿지로 노래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 곡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느 파트가 어떻게 이어지든 한 방향으로만 가면 된다. 하지만 롤리는 그 ‘어떻게 이어지든’ 되면 부분에서 과대해석을 했는지, 아니면 시대를 심각하게 앞서간 것인지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분이 퐈악 상해부렀으.

그래서 노래만 듣고서는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으나, 안무에서 이 점수를 만회하고 있다. 제로 썸 게임(Zero Sum Game)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굿데이는 ‘팝핀현준’, ‘문희준’, ‘장우혁’, ‘테이스티(Taste)'처럼 정말 춤만으로 승부 보는 팀이 아니다. 퍼포먼스형 걸그룹이라지만 퍼포먼스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 그런 ’댄스팀‘이 아니다. 그렇기에 노래를 좀 더 살릴 필요성이 있다.

유현수  waldeinsamkei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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