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글로벌스타 유현수]

(사진 출처 =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아이돌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방면으로 다가온다. 요염한 자태로 우리들의 마음을 현혹하는 서큐버스가 될 수도 있고, 심장에 원인치 펀치를 날릴 정도로 귀여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혹은 지상파의 어느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엽기적인 모습으로 찾아오거나.

 그 중 매우 친숙한 콘셉트로 모습을 보이는 걸그룹도 있다. 털털한 모습을 예능에서 보여줌으로써 친근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걸그룹의 콘셉트 자체가 친근감을 마음껏 뿜어내려고 시도하는 걸그룹이다.

 바로 걸그룹 ‘아는동생(A.N.D.S)'이다. ANDS의 뜻은 따로 없고, 아는동생의 이니셜을 따온 것이라고 소속사 대표가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때문에 자칫하면 대충 지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어도, 친숙한 느낌을 내기에는 충분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아는동생은 2014년 9월 15일 ‘오빠 어디야’로 데뷔를 했다. 데뷔 당시 멤버는 나욤, 리디아, 성여울, 보선. 팀 콘셉트 자체는 친근감이지만 데뷔곡은 약간의 탈선(?)을 그리는 내용으로, 살짝 이미지간의 이격이 생기기는 한다.

 하지만 1~2년이라는 짧은 준비기간 때문인지, 꽤나 완성되지 못 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후크는 어정쩡한 반복을 주어서 중독성도 생기지 않고, 음악성도 없고 상업성도 지니지 않는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도 [노래를 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것에는 아무래도 메인보컬 ‘나욤’의 보컬 독주체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리디아는 중국 멤버라 랩을 배정 받았고, 보선과 성여울은 그나마 가진 개인 파트에 특수효과가 주어지고야 말았다.

 거기다가 데뷔 전에 자체적으로 만든 유튜브에서는 노래 부르는 미션을 할 때도 노래는 나욤만 부른다. 다른 3명의 멤버는 강백호의 왼손처럼 그저 거들 뿐이었다.

 곡의 흐름이 상당히 깔끔하지 못 한데다가 후반부에는 뜬금없이 풍차 돌리기 하는 안무까지 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곳 위에 설상가상인 셈이다.

(사진 출처 =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2015년 6월 25일에는 멤버 구성의 변화가 생겼다. 보선이 탈퇴를 하고 막내 ‘라이’가 새로 영입을 한 것. 그 상태에서 ‘오늘 우리 다시’라는 발라드 곡으로 컴백을 한다.

 사실 아이돌이 발라드 곡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멤버 모두가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팀이 아니고서야 분명 멀뚱멀뚱 있는 멤버가 나오기 십상이다. 보컬이 상당한 비중을 지니는 장르이다 보니, 자연스레 비주얼 담당과 댄스 담당은 파트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베리굿(Berry Good)'이 ’첫 사랑‘이라는 발라드 곡을 발매했을 때도 걱정이 앞섰었다. 걸그룹이 발라드곡? 그리고 아는동생도 이 걱정을 그대로 계승한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베리굿은 메인보컬이 2명이고, 나머지 멤버 모두 어느 정도 보컬이 받쳐줘 이 걱정을 타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는동생은, 여전히 유일한 메인보컬 나욤의 보컬 독재가 일어난다.

 실제로 1절에서는 나욤을 제외한 3명의 멤버가 짤막한 개인 파트를 가진 후, 나욤의 후크, 리디아의 랩을 거쳐 온다. 그리고 뒷 파트는 멤버 4명 모두가 함께 부르고 나욤 개인 파트를 가지다가 노래가 끝나버린다.

(사진 출처 =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29일에는 ‘딴따단’으로 다시 컴백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딴따단이라는 추임새를 통해 표현한 곡이다. 확실히 이전에 비해서는 곡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고질적인 불치병이 하나 있었다. 여전한 나욤의 보컬 독식. 꽤나 좋지 못 한 어느 국가의 보컬계 3대 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딴따단에서는 그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치로는 상당하다.

 전체 러닝타임 중 개인파트로 주어진 분량이 메인보컬 나욤은 1분 10초에 해당한다. 그 뒤를 이어 랩 담당 리디아는 22초, 서브보컬 라이와 성여울은 13초씩 개인파트를 배정 받았다. 3명의 멤버를 합쳐도 나욤 한 명을 따라잡지 못 한다.

 때문에 나욤은 벌스(Verse)를 부르다가 황급히 후크를 이어 부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누군가 벌스를 부르고 난 후에 메인보컬이 후크를 부르는 일반적인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사진 출처 =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현재 아는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1월 8일에는 유튜브를 통해 세월호 1000일 기념 추모곡 ‘기억하고 있나요’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이후 어떠한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메인보컬 나욤의 탈퇴가 크지 않을까. 실제로 보컬적인 측면에서는 아는동생의 소녀가장과도 같았던 존재가 탈퇴를 했으니, 타격이 얼마나 클까

 남은 멤버 3명으로 안무 연습 영상을 몇 번 올리곤 했지만, 앨범 발매에 있어서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서브보컬 2명과 래퍼 1명이 모이면 퍼포먼스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데, 그럴 여건이 되지는 않아 보인다.

 거기다가 따지고 보면 아는동생은 지금까지 보였던 활동과 콘셉트가 썩 부합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대중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아는동생이라는 팀 이름을 지었지만, 막상 그러기에는 살짝 괴리감이 형성되어버렸다.

 거기에 [아는동생]이라는 단어 자체 때문에, 어딘가에 검색을 하노라면 누군지도 모르는 제3자의 실제 아는 동생이 뜨기도 하고 말이다. 팀 이름의 취지는 괜찮았으나 과정과 결과가 심영처럼 영 좋지는 않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공식팬카페,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모두 2015년 말~2016년 초부터 활동이 전혀 없으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아는동생을 관리하는 계정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친숙한 콘셉트. 썩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지금까지 걸어왔던 행보가 상당히 아쉬웠던 걸그룹이다. 그리고 현재 멤버 성여울은 학업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아는동생의 컴백은 가능하다 해도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 같다.

유현수  waldeinsamkei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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