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글로벌스타] 지난 29일 밤, 엠넷에서는 ‘아이돌학교’의 최종회가 방영됐다. 29일 방송을 끝으로 11주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아이돌학교’는 엠넷에서 기획한 국내 최초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컨셉으로, 소속사가 없는 일반인 중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를 갖고 방송을 시작했다. 기획 의도는 충분히 공감할 만했다. 엔터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일반인 중의 우수 인재를 발굴해 기회를 주는 점은 ‘프로듀스101’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학교를 컨셉으로 하는 만큼 교장 이순재, 담임 김희철을 비롯해 음악 바다와 장진영, 안무 스테파니와 박준희, 체육 윤태식 등이 선생님 군단으로 합류했다. 그룹 트와이스를 성공시킨 블랙아이드필승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41명의 소속사가 없는, 제작진이 ‘일반인’이라고 지칭한 아이돌 지망생들이 입학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나연, 김명지, 김은결, 김은서, 김주현, 나띠, 노지선, 박선, 박소명, 박지원, 배은영, 백지헌, 빈하늘, 서헤린, 솜혜인, 송하영, 스노우베이비, 신시아, 양연지, 유지나, 윤지우, 이나경, 이다희, 이새롬, 이서연, 이슬, 이시안, 이영유, 이유정, 이채영, 이해인, 장규리, 정소미, 조세림, 조영주, 조유리, 조유빈, 추원희, 타샤, 홍시우, 화이트미셸 등의 학생이 입학했고, 최종적으로는 송하영, 이서연, 이나경, 장규리, 백지헌, 이새롬, 이채영, 박지원, 노지선이 데뷔 그룹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프로듀스101’보다 저조한 성적, 부족한 화제성과 인기로 막을 내렸다. 악마의 편집으로 가득했던 ‘프듀’보다는 좀 더 많은 학생을 비추는 데는 비교적 나아진 편이지만, 이번 ‘아이돌학교’에서는 눈에 띄는 학생이 별로 없었다.

이는 학생들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송의 문제였다. 충분히 화제성 있는 학생들이 모인 만큼 열정 있는 학생들의 리얼리티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좋았다. SM 출신의 서혜린, 김흥국 딸인 김주현, ‘프로듀스101’의 이해인, ‘식스틴’의 나띠 등 관심 가는 학생들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아이돌학교’ 제작진은 이러한 소재보다는 극단적인 경쟁 등에 더 초점을 맞췄고, 이는 ‘프로듀스101’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지 못했고 비판의 대상만 됐다. ‘학교’에 맞춰 체계적인 교육과 성장 리얼리티를 강조했으나, 실시간 인기투표를 통한 성적을 공개하고 꼴찌에게 소감을 강요한 것 등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학교’라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탈락자들을 퇴소시켰다는 것 역시 시청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한 명씩 점차 반 아이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이게 무슨 공포 영화도 아니고, 사람이 하나씩 줄어드나”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방송 내내 주목을 받았던 연습생들이 데뷔에 실패하며, 투표의 공정성에 의문을 가지는 시청자들도 등장했다.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이해인, ‘JYP 식스틴’에 출연했던 나띠 등이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엠넷하고 무슨 원수를 졌길래 이해인은 또, 탈락했다. 아이돌로서 충분히 도전했고, 그 중에서 기회 한 번쯤은 얻을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탈락했다. 시청자가 투표를 했고, 그렇기 때문에 안 뽑아줬다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초반부터 계속 인기를 유지했던 학생이었기에 과연 투표 결과에 조작은 없었는지 시청자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아이돌학교의 모든 방송분을 챙겨본 것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장규리 학생과 이해인 학생 사이에서 데뷔 멤버로 장규리 학생이 호명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출연자의 과거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되며 인성 논란에 관한 문제도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중간에 퇴소하는 등 화면에서는 사라지며 잠잠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돌학교'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지 못했다. 꿈을 위해 도전하는 청춘들의 모습은 예뻤고 칭찬할만 했지만, 마치 그들만의 리그 같았다. 거기에 더해 꿈을 위한 곳이라면서 경쟁심을 부추기는 모습은 보기 불편했다.

엔터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 ‘아이돌학교’는 진정한 화제성도 없을뿐더러 기획 부분에서 많은 실수를 범했다고 말한다. 송하영 학생정도만 돋보였을 뿐, 나머지 학생에 대해서는 부각시키는 데 실패했다. 필자도 엔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아이돌학교’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번 엠넷의 ‘아이돌학교’같은 상품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반대한다.

아이돌을 키워내고, 신인을 발굴하며,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 받아 마땅하다. 허나 프로그램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즉, 기획 의도와 동떨어진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것이다.

3개월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무엇을 위해 버텼을까. 데뷔를 한 학생은 그렇다 해도 과연 불공정한 게임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을까. 좀 더 공정해질 수 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는 10월 20일부터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방송되는 리얼리티에서는 프로미스의 데뷔 준비 과정을 볼 수 있다. '아이돌학교'를 보지 않았거나 뒤늦게 입덕하게 된 사람도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낮은 대중성으로 인해 과연 얼마나 성공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프로미스에게 과연 어떤 미래가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홍보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송하영 같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학생들 앞에 꽃길이 펼쳐지는 것을 부디 막지 말기를 바라는 바이다.

글 / 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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