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한민국 가요계에는 엄청난 충격과 공포의 깽깽이 쓰나미가 몰려왔다. 이를 두고서는 아직까지도 분쟁의 여지가 주어지지 않았고, 많은 걸그룹들의 반면교사가 된 곡이기도 하다.

 바로 ‘스텔라(Stellar) - 마리오네트(Marionette)'의 발매다. 그 어마어마한 관점 포인트를 하나하나 적어보자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여백이 모자랄 정도의 곡이다.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어쩌면 시도하지 말아야 했기에 시도하지 않았던 콘셉트일 수도 있다.

 그만큼 노출도가 상당히 심했다. 물론 해외로 보자면 가까운 일본의 ‘DJ Ozma - Drinkin’ Boys'처럼 진심 홀딱 벗은 남자 수십 명이 부채를 이용하여 중요한 부분만을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레이디 가가처럼 정말 나노 픽셀 단위로 가릴 곳만 가린 패션을 소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서를 생각해 봤을 때, 엉덩이 골이 아예 드러나는 그 의상은 단순 유흥의 시점으로 봤을 때는 잠시 좋을 수는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때문에 스텔라는 우리의 상상 그 이상으로 수많은 악플들과 눈을 마주쳤다.

 그래도 스텔라는 위기를 기회로 이용한 아주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마리오네트 이후에 발매한 ‘마스크’, ‘멍청이’는 국밥의 재료로 사용했지만, ‘떨려요’, ‘찔려’ 등으로 재기(再起)의 가능성을 보이며 각설이처럼 죽지도 않고 또 오고 있다.

(사진출처 = 제이드컨텐츠미디어)

 말은 이렇게 해도, 마리오네트 그 곡 자체가 지닌 엄청난 무언가(?)는 부정하기가 힘들다. 결국은 “뜨기 위해 섹시를 선택한다”는 불가항력적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섹시를 종착지로 선택하는 걸그룹에 싫증을 느끼기도 했다.

 스텔라에서 딱 끝났으면 얼마나 해피엔딩이었을까. 섹시컨셉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걸그룹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스텔라는 스스로를 헌신하면서도 재포지셔닝에 어느 정도 성공하며 서로서로 윈윈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전혀 학습효과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2014년 8월 4일에는 ‘포엘(4L) - Move', 2014년 8월 24일에는 ’차니스(Chaness) - Sesese'가 그 적절한 예시다. 하지만 차니스는 문제시 되는 안무는 있어도 정도가 약하므로 이번에는 포엘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포엘은 앞서 말 했듯이 2014년 8월 4일 ‘무브(Move)’로 데뷔를 했다. 같은 해 2월 데뷔했던 걸그룹 ‘모아(M.O.A)'의 멤버였던 차니, 제이나, 자영이 탈퇴하고 난 후 새로운 소속사에서 예슬과 함께 데뷔를 한 4인조 걸그룹이다.

 데뷔를 예고하는 문구는 “역대급 최강노출”. 이 정도 타이밍이면 “정말 갈 때까지 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것이 더 슬프다.

 실제로 뮤직비디오에 보인 안무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휘로는 설명을 하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스텔라의 마리오네트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스텔라는 꽤나 노골적인 의상을 입고서 요염하면서도 매혹적인, 그리고 동시에 노래 그 자체를 표현해내려는 움직임이 안무에 나름 보이고 있다. 때문인지 마리오네트는 의상만 덜 야하게 입어도 꽤나 괜찮은 퀄리티의 평범한 섹시컨셉 노래가 될 것이라는 평이 적지 않다.

 하지만 포엘은 매우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꽤나 노골적인 의상을 입고서 무식하게 본인 스스로를 드라군 댄스 등을 통해 어필을 하고 있다. 그저 대중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모습이라고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지어는 노래의 퀄리티도 썩 좋지는 못 하다.

 당연하게 포엘이라는 존재는 오래 가지를 못 했다. 아예 음지에서 활동을 할 생각이었다면 썩 나쁘다고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일단 수면 밖으로 나온 시점에서 이 수준의 노출과 적나라함은 쉽게 용서 받지를 못 했다.

 섹시컨셉은 걸그룹의 흥행 보증 수표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미 주구장창 섹시컨셉을 보이는 걸그룹에 질려버린 대중들은 이런 모습에 더욱 냉담해질 수밖에 없었다.

 시기적인 문제가 아니었더라도 썩 좋지 못 한 노래 퀄리티, 심각하리만치 과도하게 섹시함을 어필하다보니 오히려 역효과로 인해 섹시함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섹시 없는 섹시팀. 어느 정도 선을 지켰어야만 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버려 대책 없는 기획을 한 소속사. 어찌 보면 이 그룹이 일찍 해체한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집게사장이 한 순간의 이익을 좇다가 손해를 보면 봤지 이득을 챙긴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아무튼 멤버 예슬이 먼저 탈퇴를 하고 시간이 지나 모든 멤버들이 소속사를 나와 다른 길을 찾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녀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진 = 솔로가수 예슬)

(사진출처 = 제이영 공식 페이스북)

(사진출처 = 유레카 공식 페이스북)

 첫 번째로 탈퇴한 멤버 예슬. 2015년 6월 2일 ‘사랑하나봐’라는 곡을 시작으로 솔로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비록 홍보 활동이 없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생각 외로 음색이 꽤나 맑은 편이다.

 2017년 9월 4일에는 드라마 ‘싱글와이프’ OST ‘마냥 웃죠’를 부르기도 했다. TV에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름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비록 포엘 활동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밝힌 그녀, 이제 솔로가수로 자리를 차츰 잡아갈 일만 남았다.

 다음 멤버는 제이나와 자영. 이 둘은 ‘제이영(J-Young)'이라는 트로트 듀오를 결성하게 된다. 2016년 7월 13일 ’몰라요‘, 2017년 5월 15일 ’라면 먹고 가‘를 발매하게 된다.

 비록 트로트 듀오라는, 어쩌면 다운 그레이드 되었다고도 판단 할 수 있는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안무 연습 영상을 보면 그녀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를 않고 있다. 포엘 활동 때와는 심각하게 비교될 정도로.

 모모랜드 주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직업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들이다. 비록 실패가 한 번 있었지만 지금이나마 길을 찾아갔으니 매우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늦게 길을 찾은 멤버 차니. 차니는 2016년 11월 14일 ‘유레카(Ureka)'라는 걸그룹에 들어가 ’Get Down ver.2'로 데뷔를 하게 된다.

 하지만 형식적인 데뷔곡인건지 막상 직캠 등을 보면 다른 커버곡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아니, 정확히 정정하자면 유레카의 첫 데뷔는 5인조였으나 Get Down의 활동 영상은 4인조 영상밖에 없다.

 그래도 모두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혹은 실패를 겪고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 모습이 아름답다. 쓰러져 있다가 기왕 일어섰으니 저기 저 꽃길을 향해 한 발짝 두 발짝 나아가자

유현수  waldeinsamkei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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