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 팀의 걸그룹 안에서 외국인을 찾기란, 서울 한복판에서 탱크를 몰 줄 아는 남성을 찾는 것만큼 매우 쉬워졌다. 그 정도로 한국에서 데뷔한 외국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그 수도 쉽게 무시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당장에 YG엔터테인먼트만 해도 블랙핑크(BLACKPINK)에는 태국인 리사가 있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우주소녀(WJSN)를 봐도 중국인이 3명(선의, 성소, 미기)이나 있다. 그 외에도 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멤버로 이루어진 디홀릭(D.Holic)도 있고, 찾아보자면 그 수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 외국인은 대부분 중국과 일본. 혹은 태국 쪽에서 많이 오게 된다. 태국도 블랙핑크 리사, 씨엘씨 SORN, 리얼걸프로젝트 민트 등 은근히 그 수가 많다. 심지어 스카프(Scarf)라는 걸그룹의 멤버 페린은 싱가포르 사람이다.

 그 와중에 러시아 사람이 한국에서 걸그룹을 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우즈베키스탄 사람이 한국에서 데뷔하려 했다가 무산된 경우는 몇 있었지만, 러시아 사람이 데뷔에 성공한 경우란 우리들의 여자친구처럼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내가 굳이 러시아 사람이라고 콕 집어서 말한 것은, 오늘 소개할 이 걸그룹에 러시아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흠좀무

(신인걸그룹 오마주 Oh my jewel)

 그 걸그룹은 바로 산하, 서사랑, 왕정희, 소피아로 이루어진 4인조 걸그룹 ‘오마주(Oh my jewel)’다. 팬들의 보석이 되고, 더 나아가 가요계의 보석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담은 그녀들이다.

 솔직히 이름만 봤을 때는 단순한 댄스팀인 줄만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름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지 말아야함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2017년 11월 15일 ‘탬버린’으로 정식 데뷔를 했다. 무대 활동은 그 전부터 계속 이어져오고 있었다.

 우리는 이 타이밍 즈음에서 의문점이 한 가지 들 수 있다. 러시아 멤버가 있다면 그 멤버의 파트는 어떻게 되는가.

 지금까지 비슷한 분류의 다른 걸그룹이 그래왔듯이 러시아 멤버 소피아의 담당 파트는 랩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또 그래왔듯이 개인 파트가 매우 적다. 그래도 라니아(BP Rania)의 알렉산드라처럼 영어로 랩을 하지는 않고, 한국어로 랩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꽤나 단순한 리듬으로 하여금 중독성을 이끌어 내려는 탬버린. 어렵지 않고 1,2차원적인 가사들로 이루어진 가사들. 안무에도 어렵다하는 점은 없어 즐기기에 큰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어려움을 너무 안 주다보니 금방 질릴 수밖에 없다. 사실 질릴 정도로 들을 수만 있다면 이 또한 일종의 기적일 수도 있다. 노래가 특징이 없다. 그렇다고 퀄리티가 높지도 않다. 그나마 치트키 중 하나인 EDM을 가미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무마되지가 않는다.

 노래도 안무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지만 이를 살리는 다른 무언가가 없다. 하드캐리하는 멤버도, 안무의 특이점도, 노래의 필살기도 없다. 충분히 홍보의 도구로 쓰일 수 있는 러시아 멤버가 있다는 특징, 이미 걸그룹 데뷔를 경험했던 멤버 둘의 경험과 기량을 지니고 있지만 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

 그저 아아, 통곡하노라

(신인걸그룹 오마주 Oh my jewel)

 그러고보니 문득 떠오른다. 오마주의 멤버 산하와 서사랑은 이미 기존에 걸그룹 데뷔를 2번이나 했었다. 써스포(Sus4)와 에이치투엘(H2L).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오마주(Oh My Jewel)로 데뷔를 했다.

 끊기지 않는 그녀들의 열정에 박수 갈채를 보낸다. 하지만. . .

산하와 서사랑(써스포 활동 당시 '헤나', 에이치투엘 활동 당시 '유리')는 써스포 데뷔곡 ‘흔들어’, 컴백곡 ‘Pick me up', 에이치투엘 데뷔곡 'Winter Strory', 오마주 데뷔곡 ’탬버린‘까지. 발라드풍의 데뷔곡인 Winter Stroy 말고는 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비슷하다. 특징과 장점 없이 중독성만을 노리려는 전체적인 맥락이 상당히 일맥상통한다. 

 전혀 좋지 못 한 것을 그대로 세습해오고 있다. 이 부분만 개선이 되어도 썩 나쁘지는 않을 성과를 모두가 거둘 수 있을텐데 말이다. 산하는 가창력이 기본적으로 받쳐주고 있으니 기본 여건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 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과연 오마주의 이후 행보조차도 앞선 모든 것의 연장선이 될까?

유현수  waldeinsamkei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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