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FAB엔터테인먼트)

[루나글로벌스타] 어느덧 수능이 끝났다. 비록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한 주 늦춰지기는 했지만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누군가는 해방감을 얻을 것이고, 누군가는 대학 입시를 위해 한 층 더 바빠질 것이다. 그런데 어째 내 눈에는 해방감을 얻은 수험생이 더 많아 보인다. 지금 당장에 번화가를 가봐도. . .

 그러고 보니 필자가 수능을 보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본인이 수능을 칠 때만 해도 걸그룹은 많지가 않았다. 걸그룹이 갑작스레 우후죽순 데뷔하기 시작한 것이 2013~14년 즈음인데, 12년 11월에 수능을 봤으니. 당시 한창 이름값 날리던 걸그룹이 애프터스쿨이었다. 혹은 나인뮤지스 정도. 이 정도만 생각해도 어느 정도로 없었는지 감은 온다.

 생각해 보면 요즘에는 섹시 콘셉트 걸그룹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14년에만 해도 걸그룹에게 있어서 섹시 콘셉트는 ‘흥행 보증 수표’라고도 불렸다. 때문에 너도나도 섹시컨셉을 하기 시작했고, 의문의 수혜자 스텔라(Stellar)와 함께 의문의 피해자 헬로비너스(HelloVenus) 등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섹시 콘셉트가 너무 반복되다 보니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많아졌고, 어디에다가 눈을 둬야 할지도 모를 일도 많아졌다. 오죽 섹시 콘셉트가 너무 오랜 기간 유행을 타다보니 사람들은 에이핑크(Apink)의 컴백을 기다렸다. 당시 살아남은 걸그룹들 중 섹시 컨셉이 아닌 거의 유일한 걸그룹이었으니.

 때문인지 요즘 들어 섹시 콘셉트 걸그룹을 발견하기가 참 어려워졌다. 어쩌면 정통 섹시로 데뷔한 신인걸그룹은 2015년 11월 12일 데뷔한 ‘다이아걸스(Diagirls)’ 이후로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섹시 신인 걸그룹이 데뷔를 했다.

(사진출처 = FAB엔터테인먼트)

 그 걸그룹은 바로 FAB엔터테인먼트 소속의 5인조 걸그룹 ‘블라블라(Blah Blah)'다. 하정, 지우, 설화, 효인, 은유리로 구성되어져 있다. 2017년 11월 22일 ’참 잘했어요(Good job)'으로 데뷔를 했다.

 데뷔 전부터 ‘제2의 나인뮤지스’를 표방하고 나선 그녀들이다. 물론 밤의 여왕 경리를 따라잡을 매혹 담당은 없겠지만, 몸매와 섹시함에는 전혀 뒤처지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노래조차 나인뮤지스의 데뷔곡처럼 만들지는 말아야했다. 사실 나인뮤지스의 데뷔곡이었던 ‘No Playboy'는 모두의 기억에서 잊힐 정도로 반응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아니 나빴다. 블라블라의 데뷔곡도 떠나간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처럼 참 나빴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리듬에, 노래 진행 템포의 강약 조절이 없다보니 자칫하면 어느 부분이 후크인지를 놓치기 십상이다. 하물며 후크를 찾았다고 해도 ‘엑소(EXO) - Love me right'의 후크와 멜로디가 미묘하게 비슷해서 머릿속엔 엑소밖에 남지 않는다. 사랑해요 엑소.

 “Good 참 잘했어요”로 중독성을 노리려고 한 시도는 보이지만, 썩 매력적인 후크는 아니어서 이조차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시작이 반이라 했는데, 도입부에서부터 가사가 들리지도 않게 속삭이듯 시작하니 이후 노래의 이어짐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사실 곡 전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구성 자체는 의외로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디테일 면에서 조금씩 조금씩 실책을 하고 있다. 이 실책이 모여서 큰 페널티가 되어버린 것이 꽤나 큰 흠이지만.

(사진출처 = FAB엔터테인먼트)

 사실 오랜만에 데뷔한 섹시 신인 걸그룹인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계속되는 청순 콘셉트의 데뷔에 질린 일부 사람들이 섹시의 재유행을 원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이를 충족시킬 인재가 없나보다.

 그래서 더욱 블라블라의 데뷔를 기다려왔지만 이조차도 높은 실적을 내지는 못 할 것 같다. 너무 선정적이지도 않고 적당한 선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다른 곳에서 실점이 너무 많이 나와 버렸다.

유현수  waldeinsamkei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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