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글로벌스타]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6편의 영화를 만들고도 부족했는지 새로운 출발을 알린 7편은 정말 나쁘지 않았다. 스핀오프 작품까지 총 8편이나 나온 영화가 신선함을 유지하기란 정말 힘들기 때문에, 7편이 보여준 스타워즈의 미래는 정말 나쁘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라스트 제다이는 그 기대감을 너무나도 허무하게 꺾어버렸다.

이제 스타워즈도 디즈니 장르에 빠진 듯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영화가 하나의 작품이 아닌 그냥 과포화된 프랜차이즈의 산물 처럼 느껴졌다는 거다. 디즈니의 영향이 영화계에서 가면 갈수록 커져가는지라 어느 영화를 봐도 디즈니 스튜디오가 건드린 영화들은 특정한 요소들이 계속 들어가있는 기분이 든다. 라스트 제다이의 처음 트레일러가 공개된 후 중간에 잠시 나온 포그라는 귀여운 새가 인기를 엄청나게 끌자 영화가 나오기도 전에 관련 상품을 팔기 시작하더니, 영화에도 쓸모 없는 포그 씬들을 집어 넣어 약간은 간접 광고 같이 느껴졌다. 말 그대로 짜증났다. 그 외에도 영화 전체에 '이 씬은 도데체 왜 보여준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불필요한 씬들이 많아 스토리 텔링 자체가 상당히 진부하게 느껴졌다. 런타임이 2시간 30분이나 되는걸 감안하면 이런 씬들은 충분히 편집에서 잘라내고 더 타이트한 작품을 충분히 만들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런타임에 비해 흥미도가 떨어지는 플롯

플롯 자체도 아쉬웠다. 현재 스타워즈 팬들의 반응을 보면 상당히 크게 엇갈린다. 그럴만도 한게, 상당히 말도 안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해당 사항은 스포일러기 때문에 직접 언급하진 않겠지만 영화 중간 중간에 너무 억지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가장 중요한건 방향성이 확실하질 않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건지 헤매이다 결말이 나버리기 때문에 더 억지스러운 느낌이 난다. 어느게 진정한 선이고 악인지에 대한 물음을 주인공과 빌런을 통해 던지려는 것 같으면서도 금세 뻔하디 뻔한 클리셰로 가득찬 내용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니 그저 답답할 뿐이였다. 긴 런타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이야기 전달을 하지 못한게 가장 큰 약점이였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새로운 캐릭터들은 정말 쉽게 잊혀진다. 계속 언급하긴 싫지만 역시나 그 긴 런타임동안 캐릭터에게 충분히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은 것도 참 황당했고, 캐릭터 자체도 다른 영화에서 너무나 많이 본듯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그래도 비쥬얼과 사운드트랙은 완벽하다

아쉬운 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긴 시간동안 나를 앉아 있게 해준 요소는 비쥬얼이였다. 진짜 CG의 정점을 보여준 것 같다. 각 공간과 행성마다 색감과 분위기가 확실하게 바뀌었고, 몇몇 장면의 시네마토그래피는 완벽했다. 들인 돈 만큼의 비쥬얼은 정말 확실하게 뽑힌 것 같다. CG 하나하나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 없이 깔끔하게 어우러졌다. 사운드트랙은 역시 스타워즈 시리즈 답게 아름다웠고 웅장했다. 전체적인 비쥬얼과는 별개지만 7편에 비하면 각 캐릭터들의 연기력은 훨씬 자연스러웠고 배우보다는 캐릭터를 더 보여주려고 노력한게 확실하게 느껴져 그 점도 꽤 나쁘지 않았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이미 충분히 오래 끌었다. 터미네이터나 트랜스포머 같은 시리즈들이 보여준 완성도의 처참한 퇴화를 보아하면 스타워즈는 그나마 나쁘지 않게 롱 런을 뛰고 있다. 스타워즈 시퀄 트릴로지의 마지막을 장식할 다음 작품은 그런 운명을 맞지 않기 위해서 고치고 메워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다. 부디 명확한 플롯 전달을 통해 감독과 관객 모두가 만족할 만할 결말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기자 평점 : 6.5/10

이현수 기자  hyunsugo1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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