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글로벌스타] 로튼 토마토의 첫번째 부정적 리뷰가 트위터에서 난리가 날 정도로 사람들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블랙 팬서. 켄드릭 라마의 사운드 트랙 프로듀싱 소식이 더해지면서 흑인 커뮤니티를 정조준한 마케팅 덕분에 이 인기는 개봉을 한 후에도 식을줄을 모른다. 과연 그 인기만큼 블랙 팬서는 좋은 영화일까?

기대한 만큼 만족스럽진 않았다. 이 영화에서 느꼈던 문제점들을 먼저 말해보자면, 일단 액션 씬이 상당히 별로다. 점프 컷이 너무나도 많았고, 대부분의 격투씬이 어두운 곳이나 물 위에서 이루어지는 바람에 액션에 집중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전신 슈트가 검은색인 영웅과 빌런을 왜 동굴에서 싸우게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물 위 격투씬은 싸울때마다 물이 사방으로 튀겨대는 바람에 대부분의 동작들이 가려져서 아쉬움이 상당히 많이 남았다. 스토리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2시간 14분이나 될 이유가 없을 정도로 페이스 조절엔 좀 실패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CG는... 어... 대부분 보기 좋긴 했는데 가끔가다 인디 스튜디오급 퀄리티의 CG를 보여주길래 약간은 좀 당황스러웠다. 특히 마지막 씬에 와칸다가 아닌 곳에 최신 비행선이 있어서 그런건지 몰라도 참 가짜 같아 보이더라.

다음은 참 특이한 문제다. 칭찬을 하고 싶으면서도 이 영화의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빌런이 너무 매력적이다. 최근 마블이 만들어낸 빌런들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백 스토리도 그렇고, 이 빌런이 왜 악당 짓을 하게 됐는지 관객들을 설득하는데 하도 완벽한 역할을 해내서 빌런이 아니라 그냥 주인공 2 같은 기분이였다. 마이클 B 조던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도 보기 좋았다. 하지만 빌런의 매력이 너무 넘쳐났던 나머지 블랙 팬서의 캐릭터는 약간 건조하게 느껴졌다. 와칸다의 왕이 되기 위해서 어떤 책임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려는 스토리를 보여주길 바랬고, 감독도 그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긴 하다. 아쉽게도 그 메세지는 아이언맨에서 수없이 보여줬던 '슈트 없이도 강해야 한다'라는 메세지와 애매하게 섞이면서 약간은 얼버무려졌다. 거기에 아프리카와 흑인에 대한 부당한 선입견과 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꽤 담겨 있었던걸 보면 감독의 욕심이 조금은 과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분명한 강점도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빌런의 소개는 아주 완벽했다. 사운드 트랙 같은 경우 현대의 힙합 비트에 아프리카 원주민이 사용할 법한 타악기를 적절하게 섞어 상당히 흥미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고, 영화 내내 와칸다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다. 전체적인 CG나 비쥬얼은 특정 부분을 빼고는 좋았고, 몇몇 씬의 시네마토그래피는 CG와 잘 버무려졌을때 빛을 발했다. 마이클 B 조던의 뒷 모습과 불타는 정원(?) 같은 곳을 보여주는 씬은 머리에 제대로 박히더라. 그리고 의상 디자인은 완전 탑이였다. 이 영화에서 비쥬얼의 70%는 의상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색도 화려하고 전체적인 디자인도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본 듯한 아프리카 부족민들의 의상을 현대화시켜 깔끔하고 세련되게 재창조 한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빌런 소개를 해준만큼 주인공의 백 스토리나 주변 캐릭터들에 대한 소개를 조금이라도 해줬다면 좀 더 영화 몰입이 쉬웠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였다. 하지만 역시나 마블 답게 이제 일정 수준 이상은 항상 영화로 뽑아내 주는지라 마블의 팬이라면 당연히 챙겨 봐야할 영화다.

평점 : 6/10

이현수 기자  hyunsugo1107@gmail.com

<저작권자 © 루나글로벌스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