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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에서 삶의 지혜와 용기를 배우다, 조연주 작가 <아빠, 식사하세요><사장님! 얘기 좀 합시다>, <제주, 그곳에서 빛난다>의 조연주 작가 신작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과거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학교에서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가정의 인성교육이 붕괴되면서 학교가 그 부담까지 껴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높은 자살률이 자존감을 낮추는 교육 때문에 이뤄졌다는 생각, 한국 청소년들은 외국에 비할 때 너무나 착하다는 생각 때문에 크게 동의하지는 않으나 어찌되었건 과거에 비해 인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사실이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문제의 핵심을 알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까지 올라가 봐야 한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남편이 밖에서 일하고 아내가 집에서 가사를 돌보며 아이를 교육시키는 시대가 끝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받을 수 없다.

 

<아빠, 식사하세요>는 이런 현대사회의 문제를 생각해봄과 동시에 아버지와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저자는 유복하지 못한 가정환경이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자신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한다. 바로 밥상머리 교육이다. 아버지와 언니, 세 사람과 함께 살아온 저자는 아버지를 위해 식사를 차려주고 함께 식사를 했다고 한다. 서로 마주보고 밥을 먹을 때면 대화가 오고 간다. 그 대화 속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고민을 해소한다. 작가의 아버지는 많이 배우거나 높은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내용을 볼 때 참 똑똑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어렵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든다’라는 에피소드였다. 직장 생활을 하던 작가는 직업 작가로 전향한 후 글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안 좋은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우성이 별로인 사람이 있듯 아무리 잘 쓴 글도 마음에 안 들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다. 밥상에서는 표정을 숨기기 힘들다. 저자의 아버지는 고민을 알아차렸고 저자는 그 고민을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전하고자 하는 생각이 오롯이 전달되지 못하는 건 미숙한 저자의 탓이지 남을 탓할 게 아니다. 좋은 말도 나쁜 말도 오래 가는 게 아니지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마음이 상했을 딸을 위해 진주 목걸이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선물한 게 아니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들고, 진주는 상처의 열매라더라’라는 말을 하면서 작가로의 삶을 시작한 딸을 위해 의미 있는 선물을 주었다.

 

아버지를 위해 상을 차리고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던 작가의 삶이 마냥 행복하지 만은 않았을 것이다. 글에도 나와 있듯이 가끔은 짜증나고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매일 집 밥을 싸서 병원에 가 함께 식사를 했던 일화는 어렸던 작가에게는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작가는 인내와 사랑, 남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은 결국 꽃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진정한 효도란 부와 명예를 이룬 후 이뤄지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부모님께 해드리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아버지와 함께 아침 운동을 나가고 텃밭을 가꾼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부지런한 생활태도의 영향을 받은 게 조연주 작가가 짧은 시간에 많은 글을 써내고 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싶다.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히 식사예절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대화를 통해 고민을 들어주고 소통과 교정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사람을 만드는 인성교육이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가 깨달음을 얻는 지점과 아버지의 사랑이다. 아이를 밥상에 앉혔다고 해서 교육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제대로 밥 안 먹는다고 머리를 쥐어박거나 TV나 본다고, 편식을 한다고 때리면 그건 교육이 아니다. 중요한 건 교육자의 마음자세다. 이 작품의 아버지는 딸에게 강요를 하거나 허세에 찬 인생론을 펼치지 않는다. 어찌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마음의 벽이 높은 딸을 위해 진심을 다해 이야기한다. 이런 사랑은 이후 에피소드에서 더 큰 재미를 주는데 <효리네 민박> 에피소드를 보면 결국 딸을 뽑지 않은 방송사가 꼴보기 싫어 채널을 돌리는 모습은 딸을 향한 사랑과 함께 소소한 재미를 준다.

 

조연주 작가의 책은 특별하지 않다. 지나치게 우울했던 시절을 다루고 있거나 남들은 여행하기 힘든 장소를 탐험하지 않는다. 첫 작품은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였고 두 번째 작품은 제주도 탐방기였다. 그리고 세 번째 작품은 딸과 아버지의 밥상 이야기다. 이런 평범함 속에서 따뜻함을 보여주는 게 이 작가의 장점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행복과 위로 그리고 사랑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통이란 건 어렵지 않다. 같이 밥상에 앉아 밥 한 끼 하는 것만으로 서로간의 래포(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런 관계에 대해 소소하고 재미있는 그러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press@lunarglobal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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