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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김준모 기자의 신간 '먼저 사랑할 수 있는 용기' 中 '사랑에서'

 

[루나글로벌스타]   

<사랑에서> 

난 한 번도 남을 먼저 사랑해 본 적이 없다
자궁과 같은 포근함 속에 살아왔고
햇살을 품은 따스함을 받으며 지내왔다
발끝을 적시는 물결처럼 사랑을 받았고
떨어지는 낙엽 같이 사랑을 잃었다
내 사랑은 시계태엽처럼 일정하게
분침과 시침을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다 너를 만났다

빅벤과 타임스 스퀘어처럼 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우리는
함께 공터에서 모이를 쪼아 먹는
참새와 비둘기 같은 너와 나는
삼각형과 사각형처럼 맞고 어긋남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두 사람은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

나는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인디언이 말하는 형제의 뜻을 모르고
어머니가 주는 젖을 먹기만 했고
예수의 십자가를 당연하게 여기고
성교란 그저 음란의 상징으로 여겼다
대화를 나누는 법도, 함께 있는 공간도
마음을 터놓는 시간도, 몸을 섞는 방법도
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하나보다 둘이 되고 싶다고
신발은 혼자서는 갈 수 없으니까
아니, 둘보다 하나가 되고 싶다고
그림자는 하나가 보기 좋으니까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면 도망갈까
떨리는 마음은 혼자 울고 싶어한다
왜 한 번도 걸어본 적 없는 걸까

이제 나는 가지고 싶다

- 책 <먼저 사랑할 수 있는 용기 中 25번째 시 '사랑에서'>

이현수 기자  press@lunarglobal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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