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글로벌스타] 단발머리하고 그댈 만나러 가던 AOA. 어느 덧 3년이 훌쩍 지났다. 짧은 치마 입고 AOA가 길을 걸으면 모두가 쳐다보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그러고보면 여성의 헤어스타일 유행 중에서도 단발머리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썩 오래 된 과거는 아니고, 불과 몇 년 전 이야기다. 고준희, 숏컷, 성공적을 거두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하다가 아무래도 숏컷은 소화하기 힘들었는지 단발머리가 길거리에서 많이 보였다.

 걸그룹들도 일부 단발머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그 걸그룹의 컨셉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대부분 긴 머리를 하고 있으며, 단발머리를 하는 멤버의 수는 물론 썩 많다하는 정도는 아니다.

 5명이 한 팀을 이루는 걸그룹 내에서 많아야 1명 정도가 단발머리를 하고 있으며, 아예 모두가 긴 머리를 하고 있는 그룹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4인조 걸그룹의 멤버 모두가 단발머리라면? 심지어 그룹 이름조차 단발머리라면? 그야말로 언행일치의 그 자체이자 표본이자 교과서다.

(사진출처 = 크롬엔터테인먼트)

 단발머리(Bob Girls)는 2014년 6월 10일 ‘No Way'로 데뷔를 했다. 안타깝게도 ’AOA - 단발머리‘는 2014년 6월 19일 발매로, 걸그룹 단발머리가 9일 더 일찍 단발머리를 사용했다. 하지만 인지도에 밀린 탓인지 [AOA가 단발머리라는 노래로 뜨자 단발머리라는 그룹명을 채택한 걸그룹]이 되어버렸다.

 이는 마치 ‘투아이즈(2013년 6월 21일 데뷔)’가 ‘트와이스(2015년 10월 20일 데뷔)’에 인지도부터 밀려서 [트와이스하고 이름을 비슷하게 지어서 덕 좀 보려는 걸그룹]이라는 이미지가 의도치 않게 부여된 것과 비슷한 이치일까.

 아무튼 단발머리는 다혜, 유정, 지나, 단비로 이루어진 4인조 걸그룹이다. 소속사는 크레용팝과 같은 크롬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고, B급 코드를 내세우는 크레용팝과는 달리 실력으로 승부를 보려하는 타입의 걸그룹이었다.

 그렇다. 그런 걸그룹이었다. 현재는 비록 한 멤버의 좋지 못 한 투병 때문에 데뷔 8개월 만에 해체를 한 그룹이다. 때문에 빛을 보지 못 하고 무너져내린 비운의 걸그룹이기도 하다.

(사진출처 = 크롬엔터테인먼트)

 결국 데뷔곡 ‘No way'와 여름 에디션 ’왜이래‘ 두 곡을 남겨두고 저 멀리 떠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No way는 꽤나 들을만 하다는 점에서 이 그룹의 해체가 더욱 아쉬워지는 점이다.

 의상만 보면 섹시 컨셉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일종의 “xx들아!”라고 외칠 뻔한 페이크고, 노래도 컨셉도 유혹과는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 안무에서도 선정성이라고는 크게 찾아볼 수도 없고.

 조곤조곤하게 이별을 노래하고 있는 곡이 바로 No way다. 노래의 속도 조절이 매우 잘 이루어져있고, 적절히 고음을 달리고 적당히 저음을 적절한 때에 넣어줌으로써 노래를 들음에 있어서 지루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자칫 심심할까봐 후반부에 랩도 넣었으나 노래를 못 하는 멤버에게 랩을 시켰다 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랩이 생각보다 유치하지 않으며, 진성으로 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조금 깔아놓은 상태에서 랩을 하여 노래의 절절함을 더욱 극대화 시켰다.

 차라리 노래 퀄리티가 안 좋은 상태에서 해체를 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이렇게 후속곡이 기대되게끔 하고서는 해체를 해버리니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물론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충분히 있었지만.

 그래서 해체 후 그녀들의 다른 노래나 다른 활동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는데, 썩 즐거운 마음으로만 관망하기는 조금 힘들 것만 같다.

(사진출처 = 크롬엔터테인먼트)

 멤버 다혜와 단비는 걸그룹 ‘러브어스(LoveUs)'로 데뷔를 했고, 앨범 한 장을 끝으로 그룹은 해체한다. 이쯤 되면 KDA가 1에 수렴하는 것 같은건 기분 탓일까.

 지나, 유정은 이렇다 할 공식적인 활동은 없어보인다. 지나는 그나마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셔플댄스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고, 유정은 “2년째 놀고있다”는 말을 한 적도 있으니 말이다. 제일 최근에는 다른 소속사 오디션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니 일단은 기다려 볼 만 할 것 같다.

 단비는 러브어스가 망하고 난 후 역시 방황을 하였다. 그리고 최근 ‘나비의 다락방’이라는 유튜브를 개설하여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혜는 ‘미교’로 개명을 하고 난 후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러브어스 활동 당시에도 예명은 미교였다. 미교 역시 암울한 활동을 지속하다가 2016년 5월 12일 ‘이 계절이 남긴 상처’라는 솔로곡을 발매했다.

 그 외에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편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소속사나 매니저가 없는 몸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도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으니 이게 어디인가.

유현수  waldeinsamkei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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